미 대통령, 북한 땅 첫 발

ㆍ총성 멈춘 지 66년 만에 판문점서 만난 남·북·미 정상…1시간6분 ‘역사적인 순간’
ㆍ문 대통령 안내받고 군사분계선 경계석 앞에 선 트럼프…1분 뒤 김정은 마중 나와
ㆍ판문각 계단까지 걸었다가 자유의집에서 문 대통령과 만나 북·미 ‘깜짝 회담’ 시작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에서 만났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각각 만난 적은 있지만 남·북·미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사상 처음이다. 

세 정상이 만난 판문점은 한반도 분단을 상징하는 곳이다. 한국전쟁의 총성이 멈춘 지 66년 만에 정전협정 당사국인 북·미 정상, 북한과 함께 분단체제 당사국인 한국의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손을 맞잡는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 15:45 판문점에 나타난 한·미 정상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 모습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의 배웅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자유의집을 나와 판문점 군사분계선 경계석 앞에 서서 김정은 위원장을 기다렸다. 1분쯤 뒤 김 위원장이 북측 판문각에서 나와 군사분계선 쪽으로 걸어왔다.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선 두 정상이 악수했다. 김 위원장의 안내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각 쪽으로 걸어갔다. 4·27 남북정상회담 때 문 대통령이 연출한 모습과 비슷한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두 정상은 판문각 계단 앞에서 다시 악수한 뒤 남측 자유의집 방향으로 걸어 내려왔다. 남·북·미 취재진이 두 정상을 둘러쌌다. 접근을 제지하는 김 위원장 측 경호원들까지 섞여 북새통을 이뤘다. 

김 위원장 = 사상 처음으로 우리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이 되셨다. 이 행동만 보시지 말고, 우리 땅으로 오신 것은 ‘좋지 않은 과거를 청산하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남다른 용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트럼프 대통령 = 많은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엄청난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호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일이 생기고 있어 기쁘다. 우리는 들어가서 여러 가지 긍정적인 얘기를 하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미국에 초청할 예정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네. 지금이라도 다시 초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 15:51 마침내 만난 남·북·미 정상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의집을 향해 좀 더 걸어갔다. 자유의집 앞에 마중 나온 문 대통령이 두 정상을 맞았다.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의 회동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트럼프 대통령 = 좋은 날이다. 북한뿐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고 영광이다. 제가 처음 대통령 됐을 때 이 지역에 갈등이 있었지만 이제 반대다. 저와 김 위원장이 영광스럽게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 대통령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 15:54 사실상 북·미 정상회담

남·북·미 정상이 자유의집에 입장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의집에 마련된 회담장에 마주 앉았다. 

김 위원장 = 친서를 보내서 사전에 합의된 만남이 아닌가 하는데, 나 역시 깜짝 놀랐고 어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보고 일부러 이런 식의 만남 제안한 것을 오후 늦은 시간에야 알게 됐다. 다시 만나고 싶었고 이 만남 자체가, 특이한 이런 장소에서 만나는 건 북과 남 분단의 상징이고 나쁜 과거를 연상케 하는 이런 자리는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고 앞으로 더 좋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모든 사람에게 보여주는 만남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우리가 하는 행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했다. 각하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훌륭한 관계가 아니라면 하루 만에 상봉이 전격적으로 이뤄지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 훌륭한 관계가 남들이 예상 못하는 좋은 일들을 계속 만들면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들에 맞닥뜨리는 난관과 장애를 견인하는, 극복하는 신비로운 힘으로 될 거라 확신한다. 

트럼프 대통령 = 저도 위원장께 감사드린다. (김 위원장) 목소리의 힘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이런 목소리도 예전에 들어본 적 없는 목소리다. 기자회견을 해보신 적 없으니. 어쨌든 굉장히 특별한 순간이고 문 대통령이 말했지만 역사적 순간이다. 우리가 만난다는 사실 자체가 역사적이다. 이 자리까지 오시지 않았으면 제가 민망했을 텐데 이렇게 나와주셔서 감사하다. 2년 반 전 상황을 보면 안 좋은 상황, 위험한 상황이었다. 한국과 북한, 전 세계에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우리가 이뤄낸 관계는 많은 사람에게 큰 의미를 가져다준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제가 선을 넘을 수 있었던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하며 감사드린다. 제가 할 수 있을지 생각 못했지만 정말 좋은 느낌이었다. 언론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역사적인 순간인데, 정말 그런 것 같다. 김 위원장과 함께하게 돼서 매우 감사하다.

■ 16:52 문 대통령 포옹한 김 위원장

북·미 두 정상 간 회동은 예상보다 긴 53분 동안 진행됐다. 회동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별도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문 대통령은 함께 자유의집에서 나와 군사분계선 쪽으로 걸어갔다. 

세 정상은 군사분계선 남측 지역에서 잠시 대화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악수를 나눴다. 이어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가볍게 포옹했다.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으로 넘어간 뒤 작별 인사를 하며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 회동은 1시간6분 만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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